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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Book Review] 데이터로 경험을 디자인하라 | LIM

by forestlim 2023.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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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회사를 가기 전 쉴 계기가 생기면서 오래간만에 책을 읽게 되었다.  

 

바로 이 책이다. 

https://m.yes24.com/Goods/Detail/108802285

 

데이터로 경험을 디자인하라 - 예스24

‘기술’이 아닌 ‘의미’가 중요한 경험의 시대 디지털에 남긴 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마음을 읽어내는 법 최재붕 교수, 류재철 본부장, 김경서 의장 등 강력 추천 삼성, LG 등 주요 기업들이 ‘

m.yes24.com

 

 

들어가기에 앞서

 

내가 다음에 가는 회사의 부서는 Data Transformation이라는 추세에 따라 약 3-4년 전 신설된 부문으로 알고 있다. 

나는 이전까지는 데이터 엔지니어로서 다른 팀에서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요청받으면 수집하고 가공하고 저장하는 역할을 했다. 

 

소위 ETL(ELT) 작업만을 열심히 했다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이 데이터가 다른 팀에서 얼마나 유용하게 잘 사용할지 과연 내가 이렇게 노력해서 수집한 데이터가 의미가 있게 쓰일지를 생각하지 않고 나는 나에게 주어진 일만 열심히 했던 생각이 든다. 

물론 좁은  의미에서 보자면 데이터 엔지니어는 데이터를 잘 쌓기 위해서 공부하고 적용하면 되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일해왔었는 지를 돌이켜보고 앞으로 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를 생각해 보니 단순히 데이터를 잘 처리하고 적재하는 것만으로는 데이터를 통해 혁신적인 일을 하는 건 불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고 인상깊었던 부분만을 간단히 요약하고 공유해보려고 한다. 이 책은 크게 2 part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중 첫 번째 파트인 "어떻게 데이터로 고객의 마음을 읽을까?" 의 제3장 "데이터로 고객 경험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이 부분이었다. 

 

아무래도 내가 다음 회사에서 가야 하는 팀 자체가 데이터 운영팀이다 보니 데이터를 단순히 처리하고 적재하는 것을 넘어서서 이 데이터를 어떻게 하면 잘 사용할 수 있고 쌓은 데이터로 어떻게 고객 가치 혁신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인지를 고민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이 부분이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았던 것 같다. 

 

 

과연 우리가 수집한 데이터가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가?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 인프라 구축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데이터를 모으는 게 중요하다고 하니, 일단 기업 내에 존재하는 데이터를 한 곳으로 무작정 모으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고객의 데이터를 모아놓고, 나중에 분석하면 뭐든 나올 거라 기대한다. 
먼저 데이터를 쌓아놓으면 언젠가 혁신적인 가치가 쏟아질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기업에서는 언젠가 쓸 일이 있겠지 해서 쌓아두는 데이터 중 80%가 다크데이터가 된다고 한다. 

사실 이 부분에서 데이터 엔지니어로서 많은 공감을 했다. 언젠간 사용되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나도 많은 데이터들을 수집하고 쌓아왔던 것 같다. 물론 요청을 받아서 처리한 작업들도 있지만 심지어 그 요청을 받아서 처리한 작업의 결과물인 데이터도 안 쓰이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냥 저장 공간과 비용을 차지하면서 언젠간 쓰일 날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데이터를 쌓아놓고 우리 회사 이렇게 데이터 많아! TB, PB 만큼 있어! 하지만 그걸 정말로 유용하게 그 데이터로 혁신을 이끌어내는 곳은 생각보다 많지는 않을 것이다. 쌓아둔 데이터의 사이즈 혹은 양을 가지고 IT 기업으로서 투자는 받을 수 있겠지만 그 후의 플랜이 정확하게 세워지지 않은 것이다. 

 

 

그럼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선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

뚜렷한 목적을 가져야 한다. 빅데이터는 그 자체로서 의미를 가지고 사람들에게 칭송받아야 할 것이 아니라 단순히 혁신을 이루기 위한 수단과 도구에 불과해야 한다. 즉, 목적 없이 수집되는 데이터들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풀어내고 싶은 문제, 달성하고 싶은 혁신의 정의가 먼저 세워지고 나서 그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어떠한 데이터가 필요한 지 정의하고 그 후에 데이터를 찾거나 수집해야 한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설계할 당시 데이터 엔지니어가 어떤 고객 경험을 줄 것인지, 이 데이터로 어떤 혁신을 해볼 것인지 충분히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에 데이터를 통한 단순한 인사이트 밖에 얻어내지 못한 것이다.

 

예를 들어, 가전 데이터를 들여다보고 단순히 "주로 퇴근 후 저녁 시간에 세탁기를 돌리는구나",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공기청정기를 더 많이 사용하는구나" 등의 단순한 인사이트 밖에 얻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많은 반성을 했었는데, 나도 이전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면서 그 산업 분야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팀장님은 이 해당 산업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지만, 공감하면서도 막상 실천하지는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느꼈던 부분 중 하나는 어떤 분야의 회사에 가서 스터디해서 그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넓히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내가 정말 관심 있는 분야로 가야 데이터를 단순히 적재하고 가공하는 것을 넘어서 이 데이터로 어떤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깊게 할 수 있겠구나를 느꼈다. 

 

고객에게 주고 싶은 가치가 무엇인지부터 고민하자.

고객이라고 하면 단순히 내 물건 혹은 서비스를 구매하는 customer로 한정짓지 말고 이 데이터를 활용하는 같은 회사 내 다른 부서 사람들, 예를 들어 데이터 분석가, 마케팅 부서등이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그 부서의 사람들도 내가 적재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고객으로 생각해야 한다. 물론 이 책에서는 실제로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들로 한정지 었지만, 밖에 나가면 우리도 그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customer 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이전에는 제품에서 발생하는 센싱 데이터라고 하면 제품 상태를 점검하는 '제품 중심의 센싱'이었다면 이제는 고객이 해당 제품과 각각의 기능들을 어떤 맥락에서 사용하고 있는 지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예를 들어서 냉장고가 아침 시간에 많이 열린다. 보다는 

이 집에서 냉장고를 주로 여는 사람은 엄마가 만들어 놓은 간식을 찾아서 먹어야 하는 초등학생 큰 아들이다 를 알아내는 게 더 중요하다.

 

 

데이터는 고객을 위한 방향으로 설계되고, 축적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객을 위한 방향은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실제 현장에 나가 고객을 보고 그들과 공감하며 찾아내야 한다. 

 

우리가 데이터에서 고객을 세분화하고, 잠재니즈를 추적할 때 가장 크게 도출되는 세그먼트나 페인 포인트는 때로는 일반적인 모습이거나 너무 당연한 맥락이어서 혁신적인 경험과는 거리가 먼 니즈일 때가 많다. 고객의 데이터를 양적으로만 보고 사이즈가 큰 고객군을 우선적으로 분석하기보다는, 양극단에 있는 고객군에 더 집중한다. 그들에게서 보이는 특별한 맥락과 느껴지는 페인의 강도를 측정했을 때 혁신적인 고객 경험 디자인의 재료로 이어지는 것을 경험하기도 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느낀 건 역시 세상은 불편함을 느끼는 소수가 바꾼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데이터를 볼 때 아웃라이어를 유의깊게 보는 경우도 있지만 거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 아웃라이어들이 정말로 제품을 바꾸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었다. 

 

우리 집의 경우 세탁기를 그냥 표준 모드로만 사용한다. 이거 저거 생각하기 귀찮으니까 표준 누르면 알아서 해주겠지 한다. 그러면 발생하는 참사는 물이 빠지는 옷을 넣고 돌렸을 때 모든 흰 옷이 염색돼서 나오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최근에 겪은 일이다 😭)

 

고객을 다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분석을 한다면 세탁기 제조기업은 이러한 질문을 할 것이다. 

"사람들은 어떤 소재의 빨래를 세탁기에 넣는가?"라는 질문으로 청바지 세탁 버튼을 추가하기보다는, '남편이 출근한 뒤 여유롭게 빨래를 시작할 때', '청바지와 각종 컬러가 있는 옷을 한꺼번에 빨아야 할 때', '밤늦게 당장 내일 입을 교복 셔츠를 아랫집에 피해 주지 않고 빨아야 할 때' 등 각각의 맥락에서 "세탁기는 어떤 새로울 가치를 줄 수 있을까?"를 질문하기 시작한다. 

 

다양한 고객에게서 보이는 페르소나에서 보이는 독특한 맥락을 센싱해서, 심층적으로 고객을 이해 가고 공감하기 위한 재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DCX 프레임워크란

한양대 DCX연구실(이 책의 저자이신 "차경진" 교수님이 속한 연구실이다.) 에서 개발한 '데이터 기반 고객 경험 프레임워크'는 다음과 같다. 이 방법론은 고객의 맥락에서 발견된 잠재니즈와 그와 연결되는 새로운 의미적 가치를 설계하는 방법론이다. 

 

이 방법론을 실행하기 위한 단계로는 다음과 같다. 

 

먼저, 다양한 고객에게서 보이는 다양한 맥락을 보여주는 데이터를 찾아야 한다. 이 과정을 센싱이라고 부른다. 

다양한 페르소나에서 보이는 독특한 맥락을 센싱해서, 심층적으로 고객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한 재료를 확보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센싱 과정에서 찾았던 맥락에 새로운 의미적 가치를 설계하는 경험 설계 과정인 셰이핑이다. 

어떤 맥락에서 고객이 불편함을 강하게 느끼는 지 데이터로 계산하고, 어떤 맥락이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토픽인지 찾아낸다. 

 

마지막으로는 위에서 얻은 경험들이 고객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갈 수 있도록 기업 내의 가치 창출 프로세스를 바꾸는 것이다. 

제조업체가 제품의 종류와 기능에 따라 조직을 설계하고 품질 고장등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주는 새로운 경험을 지속적으로 자리 잡으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우연히 들어갔던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제목에 끌려 이 책을 접하고 사왔는데 나에게 인사이트를 주는 부분이 많아 흥미롭게 읽었던 책이다. 이전 회사에서는 데이터 엔지니어로서 파이프라인을 구성하고 단순 데이터를 적재하는 일을 했었는데 이제는 한 단계 더 앞으로 나아가서 데이터 리터러시 능력을 키우고 데이터로 어떻게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을 지에 대해 좀 더 고민해 봐야겠다고 느낀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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